오일장은 왜 덜 컸을까

제주의 시장은 다 같이 크지 않았다
2026년 제주 시장을 향한 발길은 분명 늘었습니다. 동문시장과 올레시장을 가리키는 내비게이션은 작년보다 훨씬 바빴습니다.
그런데 오일장은 달랐습니다. 2026년 1~9월, 제주 전체 내비 도착은 36.6% 늘었지만 오일장 10곳의 도착은 20.1% 늘는 데 그쳤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큰 오일장인 제주민속오일시장은 9.2%였습니다.
관광객이 늘어난 해에 오일장은 왜 그 흐름을 타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탈 수 있을까요.
어떤 데이터를 봤나
출처: 제주관광빅데이터플랫폼 (제주관광공사)
지표: 목적지별 내비게이션 도착 건수 (관광객·도민 구분)
비교 기간: 2025년 1~9월 vs 2026년 1~9월 (참고로 2024년 1~9월)
오일장 10곳: 제주민속·서귀포향토·대정5일·세화민속·한림민속·중문향토·표선민속·고성·함덕·성산
상설시장 8곳: 동문재래·서귀포매일올레·서문공설·모슬포중앙·동문수산·한림매일·보성·동문공설
왜 1~9월 누적인가. 한 달만 비교하면 명절·날씨에 크게 흔들립니다. 9월 한 달만 보면 전체 도착은 21.1%, 제주민속오일시장은 4.5% 늘었는데, 누적으로 봐도 차이가 그대로인지 확인했습니다.
왜 "몫"을 함께 보나. 지난 리포트에서 보았듯이 2026년에는 내비 데이터 자체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시장의 성장률을 전체 성장률과 나란히 놓고, 전체 도착 1만 건 중 시장이 차지하는 몫으로 비교했습니다.
무엇을 발견했나
1. 오일장만 흐름에서 뒤처졌습니다.
2026년 1~9월 내비 도착 증가율입니다.
제주 전체: +36.6%
상설시장 8곳: +39.0% (17만 9,265건 → 24만 9,234건)
오일장 10곳: +20.1% (4만 3,918건 → 5만 2,735건)
한 달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1월부터 9월까지 매달 오일장의 증가율은 전체 증가율보다 낮았습니다. 1월에는 전체 +59.3%에 오일장 +31.9%, 9월에는 전체 +21.1%에 오일장 +14.6%였습니다.
2. 오일장 안에서도 엇갈렸습니다.
중문향토오일시장: +55.3% (관광객 +79.5%)
세화민속오일시장: +29.6%
고성오일시장: +28.8%
한림민속오일시장: +28.7%
서귀포향토오일시장: +24.8%
대정5일시장: +18.0%
표선민속오일시장: +16.5%
함덕오일시장: +10.0%
제주민속오일시장: +9.2% (도민 +5.5%)
중문 관광단지 한가운데 있는 중문향토오일시장만 전체 흐름을 앞질렀습니다. 가장 크고 도민이 많이 찾는 제주민속오일시장이 가장 더떠습니다. 전체 대비 몫으로 보면 제주민속오일시장은 일년 새 20.1% 줄었습니다.

3. 관광객이 적어서만은 아닙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설명은 이렇습니다. 2026년 내비 도착은 관광객이 49.7%, 도민이 24.7% 늘었습니다. 관광객 비중이 36%인 오일장은 당연히 덜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계산해 봤습니다. 오일장을 찾는 관광객과 도민이 각각 제주 전체만큼만 늘었다면, 오일장 도착은 33.5% 늘었어야 합니다. 실제는 20.1%입니다. 관광객은 32.8%(전체 49.7%), 도민은 13.1%(전체 24.7%) 늘어 두 무리 모두 전체 흐름의 절반에서 3분의 2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계산으로 상설시장은 42.3%가 기대치였고 실제는 39.0%로 거의 따라갔습니다.
4. 오일장은 "불황에 강하고 호황에 약한" 시장입니다.
한 해 전을 보면 반대였습니다. 2025년 1~9월 전체 내비 도착이 11.8% 줄었을 때, 상설시장은 14.7% 줄었지만 오일장은 7.6%만 줄었습니다. 전체 1만 건 중 오일장 10곳의 몫은 2024년 40.5건, 2025년 42.4건, 2026년 37.3건입니다. 도민의 생활 수요가 바닥을 받쳐 주지만, 관광 수요가 능을 때 그 몸을 나눠 갖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5. 측정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내비 목적지를 시장 이름 대신 입구나 주차장으로 찍는 사람이 늘었는지 확인했습니다. "제주민속오일장입구"는 +6.8%, "제주민속오일시장공영주차장"은 −26.1%였습니다. 달력도 확인했습니다. 1~9월 제주민속오일시장 장날 54일 중 주말은 2025년 16일, 2026년 15일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왜 오일장은 덜 컸을까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세 가지입니다.
날짜를 알아야 갈 수 있습니다. 상설시장은 언제 가도 열려 있지만, 오일장은 한 달에 여섯 번만 섭니다. 여행 동선을 짜는 관광객에게 "오늘 장이 서는지"는 검색해야 알 수 있는 정보입니다.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해에도 그 흐름이 오일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로 보입니다.
여행 동선 밖에 있습니다. 중문향토오일시장이 유독 잘 크고, 관광객 비중도 69.5%로 높다는 점이 반대쪽 증거입니다. 관광지 한가운데 있는 오일장은 관광객을 따라 컸습니다.
도민의 장보기도 옮겨 가고 있습니다. 도민 도착도 전체는 24.7% 늘었는데 오일장은 13.1%, 제주민속오일시장은 5.5%입니다. 이 데이터만으로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형마트·온라인 장보기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지 따로 살펴볼 만한 신호입니다.
이 숫자로 말할 수 없는 것
차로 온 사람만 보입니다. 도보·버스 방문객은 빠집니다. 동네 주민이 걸어서 가는 작은 오일장은 실제보다 적게 잡힐 수 있습니다.
월 단위입니다. 장이 서는 날과 아닌 날을 나눠 볼 수 없어, 장날 하루의 붐빔이 얼마나 변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매출이 아닙니다. 도착이 덜 늘었다고 상인 매출이 그만큼 덜 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인은 추정입니다. 위 세 가지 해석은 데이터와 어긋나지 않는 설명이지, 입증된 원인은 아닙니다.
오일장으로 관광객을 잇는 방법

반대로 보면 기회입니다. 관광객은 늘었고, 오일장은 아직 그 몸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오일장 관광객이 제주 전체만큼만 늘었다면, 2026년 1~9월 오일장 관광객 도착은 실제(2만 1,108건)보다 약 2,700건 많았을 것입니다.
지자체·관광 기관이 할 수 있는 일
"오늘 장 서는 곳"을 관광객의 눈앞에: 공항·렌터카 인수장·관광 안내 채널에 그날 열리는 오일장을 보여 줍니다. 날짜를 몰라서 못 가는 장벽을 없애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관광지와 오일장을 묶은 코스: 중문향토오일시장이 보여 주듯, 동선 안에 들어간 오일장은 큽니다. 세화·한림·서귀포처럼 관광지와 가까운 오일장을 주변 명소와 묶어 안내합니다.
성과는 "몫"으로 측정: 캠페인 후 오일장 도착이 늘었는지는 건수가 아니라 전체 대비 몫으로 봐야 합니다. 내비 데이터 자체가 커지면 건수는 저절로 늘기 때문입니다.
상인회가 할 수 있는 일
관광객의 시간에 맞추기: 지난 리포트에서 본 것처럼 관광객의 시장 상권 이용은 저녁 6~7시에 가장 많습니다. 주말 장날에 한해 늦게까지 여는 먹거리 장을 시험해 볼 만합니다.
들고 가기 어려운 관광객을 위한 택배: 관광객은 산 물건을 들고 여행해야 합니다. 택배 가능 여부를 눈에 띄게 알리는 것만으로도 달라집니다.
외국어 가격표와 결제 수단: 2026년 외국인 입도객은 전년보다 14.3% 늘었습니다. 중국어 가격표와 카드·간편결제 안내는 이제 기본입니다.
장날이 하는 일
장날 앱에서 오늘 장이 서는 오일장을 가장 먼저 보여 주고, 관광객의 동선 추천에 오일장을 넣습니다.
오일장별 몫·관광객 비중을 매달 정리해 오일장 지수로 공개하고, 지자체·상인회가 캠페인 성과를 확인하는 도구로 쓸 수 있게 합니다.
장이 서는 날과 아닌 날을 나눠 볼 수 있도록 시장별 일별 데이터를 확보해, 장날 하루의 활기까지 예보하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우리 지역 오일장의 데이터가 궁금한 지자체·상인회라면 장날 문의로 연락 주세요. 함께 연구합니다.
데이터 출처: 제주관광빅데이터플랫폼(제주관광공사) — 목적지별 내비게이션 도착, 월별 입도 관광객. 분석: 장날.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장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