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의 시장, 도민의 시장
같은 시장, 다른 발길
제주에 사는 사람에게 시장은 장 보러 가는 곳입니다. 제주를 찾은 사람에게 시장은 구경하고, 먹고, 기념품을 사는 여행지입니다.
같은 "시장"이라는 이름 아래 두 가지 다른 장소가 겹쳐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느 시장이 관광객의 시장이고, 어느 시장이 도민의 시장일까요. 그리고 두 발길은 요일과 시간대에서 어떻게 다를까요.
지난 리포트에서는 동문시장 내비 도착 21.6% 증가의 진짜 의미를 살폈습니다. 이번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들여다봅니다.
어떤 데이터를 봤나
출처: 제주관광빅데이터플랫폼 (제주관광공사)
시장별 방문: 목적지별 내비게이션 도착 건수, 관광객 도착과 도민 도착으로 나뉠 값
시간대: 읍면동별·시간대별 카드 이용 건수 (도민 / 내국인 관광객 / 외국인 관광객)
기간: 내비 도착은 2025년 10월~2026년 9월, 카드는 2025년 9월~2026년 8월 (각각 최근 12개월)
대상: 제주 주요 상설시장·오일장 12곳
관광객과 도민의 구분은 제주관광빅데이터플랫폼이 제공한 기준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무엇을 발견했나
1. 상설시장은 관광객의 시장, 오일장은 도민의 시장입니다.
최근 12개월 내비 도착 중 관광객 비중입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관광객 78.1% (도착 15만 4,988건)
동문재래시장: 관광객 75.2% (13만 9,503건)
중문향토오일시장: 관광객 69.5%
수목원길야시장: 관광객 61.5%
모슬포중앙시장: 관광객 58.9%
세화민속오일시장: 관광객 44.3%
한림민속오일시장: 관광객 39.5%
서문공설시장: 관광객 35.4%
제주민속오일시장: 관광객 34.8% (2만 4,997건)
대정5일시장: 관광객 31.7%
서귀포향토오일시장: 관광객 31.4%
보성시장: 관광객 19.1%
올레시장과 동문시장을 찾는 네 명 중 세 명은 관광객입니다. 반대로 제주시·서귀포·대정의 오일장은 세 명 중 두 명이 도민입니다. 동네 시장인 보성시장은 도민이 80%를 넘습니다.

2. 규모는 상설시장이 훨씬 큽니다. 도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레시장과 동문시장의 도착을 합치면 제주에서 가장 큰 오일장인 제주민속오일시장의 약 12배입니다. 도민 도착만 봐도 동문시장(3만 4,528건)이 민속오일시장(1만 6,280건)의 두 배가 넘습니다. 다만 오일장은 한 달에 여섯 번만 서니, 장이 서는 날 하루로 보면 차이는 훨씬 좁아집니다.
3. 시간대가 다릅니다.
동문시장이 있는 일도1동의 카드 이용을 시간대별로 나눠 보면 세 무리의 하루가 다릅니다.
도민: 낮 12시가 정점입니다. 오전(6~11시) 이용이 하루의 20.2%로 세 무리 중 가장 높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오후 6시가 정점이고, 저녁(18~23시)이 30.5%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저녁 7시가 정점이고, 저녁 비중이 37.0%로 가장 높습니다.
올레시장이 있는 서귀포 중앙동에서는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내국인 관광객 이용의 52.9%, 외국인의 46.6%가 저녁 6시 이후에 몰리고, 정점은 각각 저녁 7시와 8시입니다. 도민은 여기서도 낮 12시가 정점입니다.

4. 명절에는 관광객의 시장도 도민의 시장이 됩니다.
추석이 10월 초에 있던 2025년 10월, 동문시장 도민 도착은 전년보다 30.3% 늘었고, 평소 70%를 넘던 관광객 비중은 59.7%까지 내려갔습니다. 제수용품을 장만하는 날만큼은 도민도 상설시장으로 모입니다.
왜 이렇게 다를까
두 발길이 다른 건 시장을 찾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도민은 필요한 것을 사러 가니 물건이 가장 많고 신선한 오전과 점심을 고릅니다. 관광객은 낮에 관광지를 돌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시장을 들르니, 먹거리와 야시장이 있는 저녁에 몰립니다.
오일장은 날짜를 알아야 갈 수 있다는 점도 차이를 만듭니다. 장 서는 날을 몸으로 아는 도민과 달리, 관광객에게는 "오늘 장이 서는지"부터가 정보 장벽입니다. 관광객이 많은 중문향토오일시장(69.5%)은 중문 관광단지 한가운데 있다는 점에서 예외를 설명해 줍니다.
이 숫자로 말할 수 없는 것
차로 온 사람만 보입니다. 걸어서, 버스로, 관광버스로 온 방문객은 빠집니다. 동네 주민이 걸어서 가는 시장은 도민 비중이 실제보다 낮게 잡힐 수 있습니다.
시간대는 동 전체의 카드 이용입니다. 일도1동·중앙동에는 시장 밖 가게도 있어, 시장만의 시간대와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현금 결제도 빠집니다.
요일과 장날 효과는 보이지 않습니다. 시장별 도착은 월 단위 데이터라, 장이 서는 날과 아닌 날의 차이는 이번 분석에 담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샀는지는 모릅니다. 방문 비중이 매출 비중과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날에서는
이 차이는 장날 서비스 설계에 그대로 쓰입니다. 관광객에게는 오늘 장이 서는 오일장과 주차·맛집·관광지를 잇는 동선을, 도민에게는 덜 붐비는 시간대와 시세를 먼저 보여 줍니다. 관광객이 저녁에 몰린다면, 오전의 시장은 도민에게 더 편한 시간입니다. 상인 리포트에서는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언제 몰리는지 알려 드립니다.
다음 리포트에서는 관광객 가운데서도 외국인 방문객이 가장 많이 오는 달을 살펴봅니다.
데이터 출처: 제주관광빅데이터플랫폼(제주관광공사) — 목적지별 내비게이션 도착, 읍면동·시간대별 카드 소비. 분석: 장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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